#1. 선생님, 의논할 일이 있어요.
지난 8월에 이어, 2번째 인권을 주제로 이야기하는 시간.
8월 내용을 복습자료로, 그리고 이어진 12월 두번째 교육자료를 준비해서
교육장소에 도착했습니다.
8명의 아동들이 들어오면서 의자에 앉기도 전에....
(아동들)"선생님, 의논할 일이 있어요, 수업시간이 빨리 끝나야 하는 이유를 토론하고 싶어요"
(나) "네. 일단 앉아볼까요? 편하게 이야기해봐요, 시작 시간이 1시 30분이니깐, 10분 정도 대화시간을 가지면 되나요?"
그들의 이유는 매우 구체적이고 설득력이 높았습니다.
1> 지난 8월에 선생님이 입고 오신 패션을 기억해요.
2> 3시간을 운전하신 선생님 허리가 걱정되요.
3> 오늘 오전부터 3시간 다른 수업받느라 너무 힘들어요.
4> 토요일인데, 축구하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요.
5> 오늘 바람이 좋아 드론 연습해야 하는데, 내일은 또 강한 바람이 불어요. (핸드폰으로 날씨, 바람강도 검색해서 보여줌)
6> 2부에 공부하는 형들과 축구해요. 2부 시간도 조금 빨리 마쳐줄 수 있나요?
8명은 마치 준비(?)하고 대본연습을 한 듯 깔끔하고 분명하게 자신들의 주장을 펼쳤습니다.
협상은 성공했습니다. 약속을 마무리하고 화면을 ON했습니다.
슬라이드 초반부는 : 8월에 여려분과 함께.... 하며 슬라이드 2장을 보였는데,
그분들은 "선생님, 이거 지난 8월에 했어요. 그때 제가 이렇게 했잖아요....."라며 그때 그날 그모습을 기억해습니다.

결국, 3가지 주제중 마지막 내용 하나만 함께 나누고, 오늘 공부를 끝내자고 약속하고, 시작~~~
끝나고 마무리 나누기 시간.
8명 중 4명은 "선생님, 원래대로 길게 끝까지 해요..... 짧게 해서 너무 아쉬워요"!!!!

#2. [너의 이름은] 해석의 즐거움
인권교육의 목표가 무엇일까? 강의를 준비하는 강사, 교육기관마다 자신의 철학과 가치에 기반해서 목표를 정할텐데요. 저는 지난 9~10월 인권교육연구단체 모든사람 박병은 대표님이 제시한 맥락을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세계인권선언 1조 : 모든 사람은 자유롭고 평등하며, 존엄하다.
인권교육의 목표는 이를 '해석', '실천'하는 것
이 목표를 좀더 현장에 맞게 재구성한 것이 [너의 이름은] 프로그램입니다.
세계인권선언 1조가 적인 메모지에, 자신의 이름을 해석해서 그림으로 그려보는거에요.
"이름을 해석한다고 ?"
직책 또는 글자수대로 이름으로 호명만 될뿐, 아니면 한문으로 썼을때 해석정도에만 경험했을 만흔 분들이,
"내 이름을 이렇게 촘촘하게 생각해보고, 해석하고, 그림으로 그려본 것은 처음이다"는 것이 현장 반응입니다.
저는 교육참가자들의 해석을 들으면서, "우와~~. 같은 단어 또는 글인데 이렇게 해석 방식이 다양하구나"라며 다양성을 배우기도 합니다. 특히 자신의 이름을 해석하는 것이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욕', '혐오' , '비하' 등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아요. 하나의 장치는 이름을 해석해서 기록하는 종이가 '세계인권선언 1조'가 인쇄된 것이라는 거죠.
개개인별로 다양한 특징이 나타납니다.
직업 특성, 자신의 취향, 지금의 관심사, 바램 등등.
미술치료는 아니지만, 이름을 해석한 그림속에서 다양한 세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최근 가장 뜨거웠던 주제는 '정'이었어요.
대한민국 사람들 이름속에는 '정'이 정말 많이 들어가더군요.
그런데 광고의 힘도 대단하다는 점을 발견했어요. 대부분 사람들은 '정'을 '초코파이'의 '정'으로 많이 해석합니다. ^^
그런데, 어느날 '정신장애 당사자분'들과 이 프로그램을 진행할때, '정'을 새롭게 해석하신 분을 만났어요.
그 분은 "사람 두명을 그리고 눈높이가 비슷하게 마주보고 있는" 그림을 그리고,
"사람들이 만나서 서로를 보면 따듯한 정이 생겨요"... 우와^^ !!
(기록을 남기지 못했습니다. 당시 현장에서 많은 박수를 받았던 그 작품은, 그 분이 소중하게 가지고 가셨어요^^)
아래그림 가장 오른쪽에 있는 '정'은 다른 교육기관에서 교육참가자가 그려주신 겁니다.
제가 위 사연을 교육참가자들에게 나누었는데, 그 현장에 계신 분이 자신의 이름에 있는 '정'을 그려주신거에요.
그리고 두번째 청소년들과 만나 '정'의 또다른 해석지점을 찾았습니다.
"바를 正" , 맞다 , 맞다.... 이 '정'도 있었네요...
인권교육의 목표라 할 수 있는 세계인권선언 1조의 자유, 평등, 존엄이라는 화두를 해석하고 실천하기 위해
나를 증명할 수 있는 이름 [해석과 실천] 하며 서로의 감각과 해석을 공유하는 과정은 유용할 것 같아요.
그 다음 단계는 '센과 치히로의 모험' 등을 인용해서 이름이 가지는 중요성과 인권과의 관계를 나누기도 덤으로 진행합니다.
*강의실에서 저의 역할을 강사가 아니라, 교육진행자로서 위치를 바꾸었더니, 교육공간이 배움공간으로 변하면서 "서로 배움"이 좀 더 깊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
'인권교육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산진구-아동권리 강사 편] 몫과 권리를 가진 시민 (0) | 2025.02.12 |
---|---|
[후기] 인권놀이터 3(시즌 1. 끝) _ 진행자의 '권력감' 경계해야... (3) | 2024.12.12 |
[색깔 인사] 나를 표현하다. (0) | 2024.12.05 |
[권익옹호 담당자 인권교육(시즌3)] 놀이와 인권 편 (3) - 여행지에서 나의 모습은? (1) | 2024.11.21 |
[권익옹호 담당자 인권교육(시즌3)] 놀이와 인권 편 (2) - 계약서, 여행 떠나다 (0) | 2024.11.16 |
댓글